치킨을 먹은 직후에 항상 똥이 마려운 증상, 무엇이 문제일까?

후라이드 치킨이나 양념치킨 등, 튀긴 닭 요리를 먹은 직후 1시간 이내에 변이 마렵고 그 상태가 묽다면, 이는 단순히 우연의 일치라기보다는 신체적인 반응이나 음식 자체의 특성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러한 현상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단순히 몸에 맞지 않는 음식 때문이거나 위생 문제 때문일 수도 있지만, 좀 더 깊이 있게 알아보도록 합시다.




튀긴 음식과 소화 시스템의 상호작용


치킨을 먹고 곧바로 대변의 신호를 느끼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위-대장 반사(Gastrocolic Reflex)' 때문입니다.

위-대장 반사는 음식물이 위장에 들어가는 순간 대장이 활발하게 움직이도록 신호를 보내는 생리적 반응입니다.

이는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을 내보내고 새로운 음식물을 소화할 공간을 만들기 위한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보통 식사 후 15~30분 이내에 일어나며, 특히 아침 식사 후에 더 강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튀긴 치킨처럼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은 이 위-대장 반사를 더 강하게 유발할 수 있습니다.

지방은 소화 과정에서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우리 몸은 지방을 소화하기 위해 담낭에서 담즙을 분비하는데, 이 담즙이 장으로 분비되면서 장의 연동 운동을 더욱 촉진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튀긴 음식은 고온에서 조리되면서 지방의 화학적 구조가 변형될 수 있고, 이는 소화 효소의 작용을 방해하여 소화 불량을 일으키기 쉽습니다.

이러한 복합적인 요인들이 합쳐져 장의 운동이 급격히 활발해지면, 아직 완전히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이 빠르게 대장을 통과하면서 묽은 변을 유발하게 됩니다.





장 건강과 민감성 문제


튀긴 음식을 먹고 변이 묽어지는 현상은 개인의 장 건강 상태와도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1. 과민성 장 증후군 (IBS): 평소 과민성 장 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특정 음식을 먹었을 때 장이 과도하게 반응하여 변비나 설사, 복통 등을 겪을 수 있습니다. 고지방 음식은 IBS 증상을 악화시키는 대표적인 음식 중 하나입니다. 치킨의 기름진 성분이 민감한 장을 자극하여 위-대장 반사를 증폭시키고, 이로 인해 변의를 느끼고 묽은 변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2. 담낭 기능 저하: 담낭은 지방 소화를 돕는 담즙을 저장하고 분비하는 기관입니다. 만약 담낭 기능이 좋지 않거나 담석증 등의 문제가 있다면, 고지방 음식을 섭취했을 때 충분한 담즙을 제때 분비하지 못해 지방 소화가 어려워집니다. 소화되지 않은 지방은 장에 남아 변을 묽게 만들거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3. 장내 미생물 불균형: 우리 장 속에는 수많은 미생물이 살고 있으며, 이들의 균형이 장 건강을 좌우합니다. 튀긴 음식은 장내 유익균보다는 유해균이 좋아하는 먹이가 될 수 있습니다. 잦은 튀긴 음식 섭취는 장내 미생물 균형을 깨뜨려 장의 염증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소화 기능이 저하되어 묽은 변이 나올 수 있습니다.




후라이드 치킨을 소스에 찍고 있는 이미지
Photo by Léo Roza on Unsplash




치킨집의 비위생적인 환경이 원인일 가능성


치킨을 먹고 난 후의 급성 설사는 식중독의 초기 증상일 수도 있습니다. 만약 치킨집이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조리되거나, 신선하지 않은 재료를 사용했다면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살모넬라, 대장균 등)에 오염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교차 오염: 닭고기는 익히지 않은 상태에서 살모넬라균에 오염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조리 과정에서 다른 식재료나 조리 도구에 세균이 옮겨가 교차 오염이 발생하면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 튀김 기름 관리 소홀: 치킨을 튀기는 기름을 자주 교체하지 않고 여러 번 재사용할 경우, 기름이 산패되어 소화 불량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오래된 기름은 세균 번식의 온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 불충분한 조리: 닭고기가 완전히 익지 않은 상태로 제공되면 세균이 살아남아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뼈와 가까운 부위가 덜 익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특정 치킨집에서만 반복적으로 같은 증상을 경험한다면 위생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 저의 경험담을 이야기 하자면, 한때 자주 배달을 시켜 먹었던 어떤 치킨집이 있었습니다.

항상 양념치킨을 시켜 먹었었는데, 처음에는 맛있게 먹다가도 마지막에는 "괜히 시킨 기분이네. 다음부터는 시키지 말자."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던 집이었고 (단순히 배가 불러서 느끼는 그런 기분이 아니었습니다), 항상 먹은 직후에는 얼마 안 있어서 화장실을 다녀오곤 했었습니다.

쿠폰 10장을 모으면 한번은 무료로 준다는 상술에 속아서 그래도 계속 먹었었는데,

반복되는 먹고 난 후의 찝찝한 느낌 때문에 언젠가 다른 곳에서 치킨을 시켜봤었습니다.

거기는 항상 신선한 새 기름으로 튀긴다는 점을 강조하던 가게였고, 놀랍게도, 그곳의 치킨은 먹을수록 느껴지던 찝찝한 기분도 들지 않았고, 먹은 직후에 갑자기 화장실을 가게 되는 일도 없었습니다.

즉, 배달을 시킨 치킨집의 위생 상태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반면, 어떤 치킨집에서 먹든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는 치킨 자체의 성분이 몸에 맞지 않는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더 큽니다.




결론: 당신의 몸이 보내는 신호와 환경적 요인


종합적으로 볼 때, 치킨을 먹은 직후 급하게 화장실이 가고 싶어지고 묽은 변을 보는 현상은 튀긴 음식이 몸에 잘 맞지 않아서 생기는 반응일 가능성이 있다. 특히 위-대장 반사와 장의 민감성이 큰 영향을 미칩니다. 튀긴 음식의 높은 지방 함량이 장의 연동 운동을 과도하게 자극하고, 소화를 방해하여 이러한 증상을 유발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의 경험처럼 치킨집의 위생 문제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만약 특정 치킨집에서만 이러한 증상이 반복되거나,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증상을 겪는다면 위생 문제를 의심해 보고 해당 가게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하면, 이 현상은 다음과 같은 복합적인 원인의 결과일 수 있습니다.

  1. 튀긴 음식의 고지방 성분강한 위-대장 반사를 유발한다.
  2. 이와 더불어 개인의 **장 건강(과민성 장 증후군, 담낭 기능 저하)**이 좋지 않아 장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
  3. 아주 드물게는 치킨집의 위생 문제로 인한 식중독일 수도 있다.

따라서 증상을 완화하고 싶다면, 치킨을 먹을 때 소량을 섭취하거나, 치킨을 먹기 전에 샐러드나 채소를 먼저 먹어 지방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증상이 심하거나 다른 복통, 발열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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